손발이 찌릿 찌릿한 이유

 

 

손발이 저리면 혈액 순환 장애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혈액순환 개선제를 복용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혈액순환 장애 때문에 손발이 저리는 경우는 매우 적으며, 뇌졸중, 디스크, 내분비 질환 등
다른 원인인 경우가 훨씬 많다. 정확한 원인을 찾지 않고 혈액순환 개선제만 쓸데없이 먹고 기다리다간 병이 만성화할 우려가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목 디스크, 허리 디스크, 척추관 협착증 등으로 신경이 눌리는 것. 목과 허리의 척수
신경이나 팔 다리로 뻗어나가는 첫 신경가지가 눌릴 때 손이나 발이 저리게 된다.
목 디스크인 경우엔 손이, 허리 디스크인 경우엔 발이 저리게 된다.

둘째는 뇌경색이나 뇌출혈과 같은 뇌혈관 질환이다.
뇌 혈관이 미세하게 막히거나 터지면 뇌의 감각피질, 시상, 뇌간 등이 손상 받아 손발저림 등의
감각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주로 안면에 감각이상이나 마비되는 느낌과 팔과 다리가 저리게 된다.
뇌종양이 있거나 일본뇌염에 걸린 경우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셋째는 수근관증후군이란 병이다.
빨래, 설거지, 청소 등 팔목에 힘주는 일을 반복적으로 할 때 손목 부위의 인대가 두꺼워지고 그 아래를
지나는 정중 신경이 눌려 손이 심하게 저리게 된다. 새끼손가락을 제외한 네 손가락이 많이 저리고 주로 늦은 저녁과 새벽에 심하며 아침에 손이 팽팽하게 부어 잘 오무릴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오랫동안 가사 노동을 한 중년여성에게 특히 많은데 손을 주무르고 흔들어 털면 증상이 좀 좋아지는 특징이 있다.

넷째는 말초신경 자체에 병이 생기는 다발성 만성 신경병증으로,
손발 끝에서 몸 중심쪽으로 저려오게 되며, 비교적 좌우 대칭적으로 발생한다.
루푸스, 다발성경화증과 같은 류마티스성 염증질환은 발생부위에 따라 손발에 감각이상과 저림증이
생길 수 있고 당뇨병, 갑상선기능 저하증, 신부전과 같은 대사 장애 및 내분비계 질환은 몸 전체에서 신경병증이 나타남으로써 손발저림을 유발하기도 한다. 알코올 중독은 알코올 자체가 신경을 손상시킬 뿐
아니라 비타민 B12 결핍으로 신경병증을 유발한다. 고엽제나 납 같은 중금속 중독은 신경을 손상시키는 유해물질로 지적돼 손발저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다섯째, 흔히 알고 있는 혈액순환 장애에 의한 손발 저림인데,
혈액 순환 장애를 초래하는 원인은 중증의 말단 동맥경화증, 당뇨합병증, 버거씨병 등이 원인이다.
당뇨합병증인 경우엔 신경병증도 동반된다.

이처럼 손발저림은 원인이 많기 때문에 근전도 검사, 신경전도 검사, 혈액 검사, CT나 MRI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근전도 검사는 근육에 가는 바늘을 삽입하고 신경자극에 대한 근육의 반응을 측정하여 근육, 신경, 신경총 중의 어느 부위에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는 검사이다.
신경전도 검사는 신경의 전기 자극에 대한 전기 전도 속도를 측정하여 압박되었거나 염증이 생긴
신경부위를 찾아준다. 이밖에 내과적 문제가 있는지 혈액검사를 실시하고, 중추신경계나 척추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의심되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 영상촬영(MRI) 등을 실시한다.

만약 손발저림의 원인이 뇌졸중, 당뇨병, 척추질환, 류머티스 등으로 밝혀지면 빨리 원인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손목의 신경이 눌려 나타나는 수근관 증후군은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손목 인대를 열어주는 내시경 수술을 함으로써 그 증상을 해소할 수 있다. 척추관 협착증이나 디스크 등도 운동 등 보존요법 또는 수술 치료로 증상이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