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정보 2/마르고

숟가락과 젓가락은 언제 등장했을까

남동공단 공장 임대 매매 2020. 4. 14. 13:07





숟가락과 젓가락은 언제 등장했을까


숟가락의 '숟'은 '쇠(철)'의 조어 '솥'에서 모음이 바뀐 말이고, '가락'은 '손'의 뜻이다. 그러므로 숟가락은 '쇠로 된 솥'이라는 뜻이니, 뜻으로만 보면 철기 시대에 생겼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떠먹는 형태의 숟가락은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있었다. 원시 시대 사람들은 질척거리는 음식이나 액체 음식을 먹을 때 조가비나 뼈 또는 진흙을 구워 만든 숟가락을 사용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나무로 만든 숟가락이 개발되었지만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했다. 영어 단어 '스푼'(spoon)은 '나무토막'을 의미하는 앵글로색슨어의 '스폰'(spon)에서 유래했다. 그런데 이때만 해도 스푼은 국물을 떠먹는 도구가 아니라 뜨거운 탕 속에서 건더기를 꺼내는 도구였다. 스푼 모양도 움푹 들어간 데 없이 그냥 편편한 나뭇 조각에 가까웠다. 이후 중세 시대에도 숟가락은 뜨겁게 익힌 음식을 젓거나 건더기를 꺼낼 때 혹은 식탁의 공동접시에서 작은 고기 조각을 덜어올릴 때 사용했다. 서양에서 나이프, 포크와 함께 정찬 식탁에 놓이게 된 것은 17세기 중엽부터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삼국 시대 이전부터 숟가락을 사용했고, 그 모양도 시대에 따라 다소 달랐다. 삼국 시대에는 긴 자루에 큰 뜨개가 특징이었고, 고려 시대 숟가락은 유럽연미형을 취한 점이 색다르다. 유럽연미형이란 밥을 뜨는 앞부분은 '버드나무 잎사귀' 모양으로, 손으로 잡는 뒷부분은 '제비꼬리' 모양으로 갈라져 있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쓰는 숟가락은 조선시대에 와서 현재와 같은 형태로 정착되었다.


이에 비해 젓가락은 동양 특유의 식사 도구로서 서양인에게는 낯설다. '젓가락'이라는 이름은 '저'에 '가락'이 붙은 말로, '저'의 어원은 불명확하다. '젓가락 저'라는 설도 있고 계림유사에 표기된 '꺽을 절'이라는 설도 있으나 단정하기는 어렵다. 젓가락의 역사는 5000년에 이른다. 옛날 사람들은 냄비에 요리를 했는데, 이 냄비 덕분에 음식 열기를 오래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배가 몹시 고픈 사람들은 급하게 음식을 집으려다 손가락을 데곤 했다. 그래서 방법을 궁리하다가 나온 게 젓가락이었다. 손가락 대용으로 만든 셈이다. 젓가락의 장점은 뜨거운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뜨거운 음식을 그대로 먹으면 음식 맛을 최대한 즐길 수 있어서, 우리나라 중국 음식은 맛있다는 평가를 곧잘 받고는 한다.